시싱허스트캐슬 정원 Sissinghurst Castle Garden

요약


영국 캔트 주에 위치한 네셔널트러스트 정원. 1930년대 소설가 비타 색빌-웨스트와 외교관, 정치가, 작가였던 그의 남편 하롤드 니콜슨이 시싱허스트 캐슬에 조성한 미술공예풍 정원. 1962년 비타 색빌-웨스트가 사망하기 까지 지속적으로 정성스럽게 조성하고 가꾸었으며 영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꼽힘. 연간 전 세계에서 약 16만 명의 정원애호가들이 방문. 

정원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두 부부가 일기, 편지, 에세이, 칼럼 등을 통해 생생히 기록하여 남김. 이들이 남긴 방대한 정원 기록은 후일 여러 권의 책으로 출판 됨(참고 문헌 참조).

이를 통해 이들이 깊은 애정과 지극한 정성으로 정원을 만들어 나갔을 뿐 아니라 정원이 이들 삶의 근간이었음을 알 수 있음. 

시싱허스트의 상징과 같은 높다란 중세의 이중 탑과 2층의 긴 행랑채(마굿간, 현 도서관) 등 모두 네 채의 건축물이 산재된 것을 정원으로 한데 묶은 형상.  

역사


시싱허스트의 역사는 중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세에 사방을 해자로 둘러 보호한 장원이 존재했는데 1480년 베이커 가문에서 이를 구입하여 성을 방불케하는 대저택으로 증축했다. 1756년 왕실 소속으로 넘어갔으며  7년 전쟁 당시 프랑스 포로 3천명 수용, 이때부터 시싱허스트 캐슬이라 불렸다. 7년 전쟁 당시 성의  3분의 2 가 파괴되고 전면의 긴 행랑채 건물과 쌍둥이탐, 사제관과 코티지 건물 한 채 및 성벽의 일부만 남았다. 이후 50년간 빈곤층의 거주지로 이용. 

1855년 콘월리 가문에서 구입, 농지로 이용하다가 1928년 농장 이용을 포기하고 팔기 위해 내놓게 되었다. 1930년 넓은 집을 찾던 색빌-웨스트와 니콜슨 부부가 이를 구입했다. 색빌-웨스트의 친가에서 가까운 점과 고향 캔트 주에 대한 애착 그리고 폐허의 로맨틱, 쌍둥이탑, 해자와 성벽의 잔재 및 개암나무 숲이 구입을 결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거의 파괴된 시싱허스트 캐슬과 그에 속한 약 180헥타르의 영지를 구입하여 건물을 수리하는 한편 약 2 헥타르 규모의 땅에 정원이 탄생했다. 

일반적으로 비타 색빌-웨스트의 작품으로 더 널리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두 사람의 합작이다. 합리적이고 조직적인 사고 체계를 가진 남편 니콜슨이 공간 설계를 맡고 낭만적인 성향의 아내 색빌-웨스트가 식재를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에드윈 루티엔스에게 일부 디자인을 맡김으로써 간접적으로 거투르드 지킬의 영향이 묻어났다. [1]에드윈 루티엔스는 거투르드 지킬과 오래 협업한 파트너 … Continue reading 

히드코트 매너에서도 영감을 받았다는 주장이 있으나 그 근거가 희박하다. 외부의 영향을 받기 보다는 독창성이 매우 두드러진 두 사람의 내면에서 정원 아이디어가 샘솟듯 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시싱허스트 정원은 전형적인 영국풍으로서 반듯한 정형적인 구조, 높은 벽과 생단으로 둘러싸인 은밀한 장소라는 성격과 더불어 풍부한 낭만적 식물세계로 특징지을 수 있다. 

우선 코티지를 주거 가능하도록 복원하는 작업을 시작하고 동시에 농장으로 오래 사용했던 영지의 일부를 정리하여 정원이 들어 설 수 있도록 준비했다. 색빌-웨스트가 식물을 심는 동안 니콜슨은 매우 신중하게 공간의 기본틀을 준비했다. 본래 성을 보호했던 성벽 중 상당 부분이 남아 있어 이를 틀로 이용하고 벽이 결여된 구간은  높은 주목, 호랑가시나무 생단 등으로 보완. 덩굴식물을 심어 벽은 물론, 큰 나무 들도 감아올라가게 했다. 

장미원, 코티지 농가정원, 허브가든 등 정형적인 정원이 핵심을 이루며 담장이나 생단 사이의 좁은 문을 통해 정원과 정원 사이의 시각축을 연결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긴 산책로, 개암나무 숲, 해자로 이어지는 외곽의 틀과 정원을 조심스럽게 연계하여 공간의 흐름을 주었다.  

정형정원은 높은 생단과 담장으로 둘러 싼 옥외실로서 나누어 정원 속의 정원을 만들었으며 각 옥외실마다 테마를 부여했다. 그중 백색 정원과 장미원이 가장 널리 알려졌다. 

전체적으로 명료한 구조를 주고 넘치듯 풍부한 식물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이는 또한 영국 미술공예 풍 정원의 특징이기도 하다.   

초기 2년 간은 옛집에 살면서 출퇴근하듯 정원을 조성했으며 코티지에서 거주가 가능하고  정원의 기본틀이 완성된 1932년에 이주. 외부에 정원의 아름다움이 점차 알려지게 되면서 1938년 부터 대중에게 공개했다, 입장료 1 실링을 받았는데 유머 감각이 뛰어났던 비타 색빌-웨스트는 방문객들을 “실링들shillings”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비타 색빌-웨스트가 1962년 타계한 다음 1967년 네셔널 트러스트에 위탁. 방문객이 너무 많아 1992년부터 연간 16만명으로 제한.    

정원 구성


정원 전체의 공간 구성은 거의 전적으로 하랄드 니콜슨이 맡았으며 가히 마스터피스라 할 수 있다. 

본래 캐슬 건물은 거의 파괴되고 남북으로 좁고 길게 지어진 낮은 행랑채 건물(마굿간을 겸했음. 보통 이를 시싱허스트 캐슬이라 부름. 도서관으로 개조), 이를 통과하면 나타나는 쌍둥이탑, 탑 북쪽의 구 사제관, 동남쪽의 코티지 등이 산재했다. 이 네 채의 건물과 남서쪽 외곽에 ㄱ자로 꺾인 해자 및 기존의 개암나무 숲이 자연스럽게 정원의 범위를 결정해 준 셈이다. 전체적으로 약간 일그러진 정사각형이었으므로 반듯한 포멀 정원을 만들고 이들을 시각축으로 서로 연결한다는 기본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많이 고심이 필요했다. 

긴 행랑채건물과 탑 앞뒤로 넓은 잔디마당을 조성하고 이를 중심으로 좌우 날개에 각각 정형 정원을 배치했다. 코티지 앞에 우선 전통적 농가 정원부터 만들고 본래 키친가든이 있던 곳을 정리하여 제법 큰 장미원 조성, 이를  농가 정원과 연계시켰다. 이때 디자인의 키가 되었던 것은 시각축으로서 장미원, 농가정원에서 개암나무숲의 끝까지 시각축을 연결하기 위해 고심했으나 부지가 사다리꼴인 관계로 시각축을 일직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불가하여 농가정원에서 일단 공간을 마무리하는 방법을 취했다. 그 대신 개암나무 축과의 연장선상에 피나무 산책로를 별도로 조성하여 엇각의 새로운 축을 만들었다. 개암나무 숲이 끝나는 곳에 허브가든을 두었으며 이 허브가든에서 해자 쪽으로 방향을 틀도록 유도했다.   

좌측 날개쪽은 뒤늦게 완성. 우선 우측과 좌측 날개 정원 사이를 주목 생단 길로 서로 연결하여 횡방향의 시각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개암나무 숲과 평행으로 구축된 기존 성벽을 끼고 농가정원에서 해자로 가는 길, 즉 해자 산책로를 조성함으로써 정원 – 잔디마당 – 정원이 ㄱ자로 꺽이며 만나고 그 사이에  넓은 유실수 초지를 감싸 안는 큰 구조가 완성되었다. 정원 외곽으로는 캔트의 픽처레스크한 풍경이 펼쳐진다. 

세계제2차 대전 후에 비로소 사제관 앞의 정원을 백색정원으로 재구성했다. 

상하 잔디마당

캐슬건물 앞의 진입마당, 캐슬과 타워 사이의 공간, 타워 앞의 공간은 모두 영국 전통의 넓은 잔디밭을 만들었다. 이 잔디마당은 우선 기능공간이며 좌우의 정원으로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캐슬건물과 타워 사이의 잔디마당은 건물과 높은 벽돌담으로 둘러 싸였으며 좌측 담장 하부에  자주색이 주도하는 경계화단을 조성했다. 이 경계화단은 맞은편 장미원의 벽 사이에 낸 게이트에서 정면으로 내다 보이는 곳이므로 주도색을 장미원과 화합하는 자주색으로 정했다. 

쌍둥이탑의 게이트를 통과하면 다시금 잔디마당이 나타나고 여기서 좌우의 정원구역으로 인도된다. 탑의 잔디마당 역시 양쪽에 성벽으로 막혔는데 클레마티스와 덩굴장미로 가득 뒤덮었으며 게이트를 각각 게이트를 뚤었다. 왼쪽 게이트를 통과하면 사제관 앞의 백색정원이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장미원 중앙의 론델(원형 잔디와 이를 두른 높은 주목 생단)로 연결된다.   

쌍둥이 탑

시싱허스트의 상징이라 할 수 있으며 비타 색빌-웨스트가 이 탑을 서재로 이용했었다. 탑 꼭대기 전망대에서 정원 전체를 개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맑은 날에는 캔터베리까지 내다 보인다.

장미원

색빌-웨스트와 니콜슨 부부는 처음부터 장미가 가득한 정원을 원했다. 우선 모든  벽돌담을 덩굴장미로 감아 올리고 허브원, 키친가든에도 장미를 심을 계획을 세웠다가 결국  키친가든을 장미원으로 확장했다.  

비타 색빌-웨스트는 시싱허스트 이전에 살던 롱반의 정원에서 이미 여러 해 장미를 길러 장미에 대한 일가견이 있었다. [2]Brown 1990: 66~67 현대장미보다는 오래 된 장미를 선호하여 현대장미에 비해 개화기가 짧은 것을 감수하면서 꽃이 벨벳 색상으로 풍성하고 향이 좋은 옛 품종 들을 수집하여 장미원 뿐 아니라 다른 정형 정원에도 야생장미나 관목장미를 심어 정원 전체에 낭만적인 터치를 주었다. 부르봉장미(버번장미), 차이나장미(월계화), 갈리카장미, 펨버튼 장미 컬렉션 등이 유명하다. 

피나무 길과 개암나무숲 The Lime Walk and The Nuttery

기존의 개암나무 숲의 축을 이어받으며 정원을 남쪽에서 마감하는 피나무길은 하랄드 니콜슨의 과제 영역으로 반평생을 바쳐 완성했다. 클래식한 이탈리아 정원을 염두에 두었다. 축이 끝나는 곳에 조각상을 세우고 토스카나 산 테라코타 화분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했다. 일종의 봄길로 개념을 잡아 수많은 구근을 심었으므로 봄철 이외의 계절꽃은 테라코타 화분에만 담았다. 양변에 높은 유럽서어나무 생단을 심어 양쪽에서 공간을 닫았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개암나무 숲으로 연결되며 개암나무 숲에는 하부에 그늘을 견디는 숙근초를 가득 심어 자연스러운 숲속 분위기를 연출. 두 개의 신상을 배치하여 마치 그리스 신화 속인 듯 착각하게 한다. 

개암나무 숲을 통과하면 다시금 정형성의 허브가든이 나타나 신화에서 정원으로 돌아가게 연출했다. 

농가정원과 해자산책로 The cottage garden and The Moat Walk

농가정원은 가족들의 사적인 공간으로서 16세기에 조성한 정원의 흔적이 남아 있어 이에 기대어 전통적인 영국의 농가정원으로 조성. 다만 두 사람 모두 귀족 가문 출신으로 큰 저택에서 성장했으므로 시골 코티지 농가정원이 어떤 곳인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윌리엄 로빈슨을 흠모했던 두 사람은 로비슨의 글을 읽고 코티지 정원에 대한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렸다.  

코티지 벽을 온통 덩굴장미로 뒤덮고 화단에는 부부가 선호하는 식물을 가득 심어 전형적인 기능적 코티지 정원이라기 보다는  “작은 화단에 꽃을 터지게 자라는 곳”이 되었다. 

코티지 가든 외곽에서 오래 된 성벽이 발견되었다. 해자가 흐르던 곳인데 물은 흐르지 않고 성벽만 일부 남은 것. 개암나무 숲과 평행을 이루는 유리한 위치여서 벽에 따라 잔디 길을 내고 이를 해자 산책로라 칭했다. 여기서 물이 흐르는 해자로 연결되는데 건너편에 디오니소스 상을 세워 시각축을 마무리 했다. 

백색정원

시싱허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이며 가장 많이 모방된 곳이다.  처음부터 계획한 것이 아니라 사제관 앞의 공간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관해 오래 고심하는 과정에서 여러 번 그 모습이 바뀌다가 델피니움 등의 큰 키 숙근초를 심었었다.  1939년 색빌-웨스트는 흰꽃이 피는 식물과 이와 어울리는 연한 색상의 식물을 한데 모아 심겠다는 아이디어를 떠 올렸으나 그 해 세계 2차 대전이 발발한 까닭에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전쟁이 끝난 뒤 전쟁 중 훼손되었거나 낙후된 정원 구간을 차례로 복구하고 나서 1949년부터 가장 마지막으로 손을 댄 곳이 지금의  백색 정원이었다. [3]Brown 1990; 123~124 비타 색빌-웨스트는 1946년부터 옵저버 Observer 잡지에 정원 칼럼을 쓰고 있었다. 백색정원을 보수한다는 소식에 접한 독자들이 정원을 보러 몰려들었다. 백색정원이 유명해진데에는 이렇게 독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탄생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4]Brown 1990; 124 독자들이 정원 조성과정을 함께 겪으며 사진을 찍고 발전상을 기록하여 잡지나 신문에 기고한 것이 이 정원 구간을 유명하게 만든 결과를 빚었다. 당시에는 아직 백색 정원이라 불리지 않았으며 창백한 정원, 그레이 가든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1968년 비타 색빌-웨스트 가든북이 출판되며 비로소 백색정원으로 명칭이 굳어졌다. [5]Brown 1990; 125

백색 정원 역시 전형적인 사분원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다시 세분하여 수많은 작은 화단으로 나누었다. 사방을 높은 생단과 벽으로 감싸 은밀함 속에 백색의 보물들을 감추어 둔 형상이다. 백색 덩굴장미로부터 백색으로 개화하는 관목, 여러 품종의 흰백합, 아네모네, 앵초까지 모든 유형과 형상의 흰꽃, 은빛이 도는 잎을 가진 식물들이 모여 있다. 

시싱허스트 정원 배치도. 출처: Brown 1990: 131

시싱허스트 캐슬 가든

  1. 진입마당 The entrance court
  2. 마당 The courtyard
  3. 도서관 The Long Library
  4. 탑The tower
  5. 장미원 The rose garden
  6. 포이스 벽Powys’s wall
  7. 피나무 길The lime walk
  8. 사우스 코티지  The South Cottage
  9. 해자 산책로The moat walk
  10. 디오니소스 조각상 Statue of Dionysos
  11. 너서리 The Nursery
  12. 허브가든 The herb garden
  13. 해자 The moat
  14. 유실수 정원 The orchard
  15. 주목 산책길 The Yew walk
  16. 백색정원 The White Garden
  17. 탑잔디마당 The tower lawn
  18. 사제관 The Priest’s House
  19. 델로스 Delos
  20. 가제보 The gazebo 

참고 문헌


  • Brown, Jane (1985): Vita’s other world. A gardening biography of V. Sackville-West. Harmondsworth: Viking.
  • Brown, Jane (1990): Sissinghurst. Portrait of a garden. London: Weidenfeld & Nicolson in association with the National Trust.
  • Sackville-West, V.; Nicolson, Philippa (1968): V. Sackville-West’s Garden Book. A collection taken from “In Your Garden”, “In your garden again”, “More for your garden”, “Even more for your garden” /  by Philippa Nicolson. 5th impress 1974. S.l.: M. Joseph.
  • Sackville-West, V.; Raven, Sarah (2014): Vita Sackville-West’s Sissinghurst. The creation of a garden /  Vita Sackville-West and Sarah Raven. London: Virago.
  • Sackville-West, Vita; Nicolson, Harold (2006): Sissinghurst. Portrait eines Gartens. 1. Aufl. Hg. v. Julia Bachstein. Frankfurt am Main, Leipzig: Insel Verlag (Insel-Taschenbücher, 3183).

외부 링크


 

이미지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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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정원사 백과/장소/정원/시싱허스트 캐슬 정원, 영국 캔트

각주

각주
1 에드윈 루티엔스는 거투르드 지킬과 오래 협업한 파트너 건축가였으며 지킬의 정원조성기법을 흡수. 지킬-루티엔스 정원이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2 Brown 1990: 66~67
3 Brown 1990; 123~124
4 Brown 1990; 124
5 Brown 1990;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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