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네랄리페 Generalife
헤네랄리페는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 북쪽 능선에 위치한 별궁이다. 무슬림 왕들이 여름철 궁중을 떠나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짓게 했다. 알람브라보다 먼저 조성되었는데 이는 본래의 왕궁이 맞은 편의 알바이신 언덕에 위치했었기 때문이다. 후에 기독교인들이 남하하자 지금의 알람브라에 새로 성곽을 짓고 수도를 이전했다.
헤네랄리페Generalife의 어원은 확실치 않다. 대개는 “건축가의 정원”(Ǧannat al-ʿArīf) 이라 알려졌다. 즉, 이 정원을 설계한 재상이자 건축가 압드 알라 3세를 기리기 위하여 그리 불렀다는 설이 있다.[1]Calleja 2005, p. 93 13세기, 나스리덴 왕조의 무하메드 2세(1273-1302) 대에 축조 되었다.
왕들의 휴식처로서뿐 아니라 과수원, 채소원, 수렵지로도 이용되었으므로 중세에는 지금보다 면적이 훨씬 넓어서 쎄로 델 솔 산Cerro del Sol을 다 차지했었다. 뒤로 높은 산을 등지고 앞에 놓인 골짜기를 통해 본 왕궁과 철저히 분리한 왕실의 사적 공간이다. 별도의 성곽을 두르고 탑을 세워 친위대들이 지켰다.
궁전 주변에 경사진 지형을 감안하여 7층의 테라스 정원을 조성했는데 왕의 휴식을 위한 곳이었으므로 특별히 공들여 만들고 가꾸어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정원”, “가장 고귀한 정원” 등의 최상급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정원 애호가, 조경가, 정원예술가들에게는 순례지와 같은 곳이다. 13세기의 이슬람 정원의 원형과 함께 후세에 추가되거나 개조된 이태리 풍의 정원이 조화롭게 공존하여 특별한 매력을 발한다.
목차
궁전과 정원
현재 헤네랄리페는 크게 네 구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래 궁전 주변에 축조되었던 7층의 테라스 정원과 20세기 초에 지은 신정원, 정원 진입부에 조성된 야외무대 공간 및 이를 둘러싸고 있는 사이프러스 산책로이다. 쎄로 델 솔 산Cerro del Sol 능선을 따라 동서 방향으로 길게 조성되었다.
궁전은 ㄷ자 형의 크고 작은 전각들이 담이나 회랑으로 서로 연계된 형태이다. 서남쪽 끝에 탑을 끼고 있는 갤러리 형태의 궁전이 왕의 거처(8)였다. 이와 정면으로 마주보는 위치에 북쪽 전각(9)이라 불리는 건물이 왕비의 처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남북 전각이 본궁이며 긴 회랑으로 서로 연결된다. 중정형 테라스에 이슬람 전통을 따라 수로와 분수로 구성된 정원을 조성했다. 테라스 정원들은 이슬람 원형에 이태리 양식이 조화되었다.
본래는 궁전 동쪽으로 능선을 따라 기다랗게 네 개의 과수원과 채마밭이 연결되어 궁중에 필요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생산했었다. 1925년 알람브라와 헤네랄리페가 국가 소유로 넘어가고 관리 재단이 설립되었다. 과수원과 채마밭이 오래 이용되지 않아 폐허가 되었으므로 이를 개조하여 정원으로 만들었다. 이 부분을 신정원New Gardens 또는 하원 The lower gardens이라 일컫는다.
신정원(하원)
사이프러스 미로정원과 장미원
신정원은 1931년 이태리풍으로 조성되었다. 사이프러스를 이용한 일종의 미로 정원이며 정원의 중앙에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긴 수로형 연못과 수반을 배치했다. 수로에는 수련이 자라고 사이프러스로 이루어진 수벽을 따라 장미를 심었으며 장미 터널을 만들었다. 미로 사이의 산책로를 따라 소박한 궁전으로 연결된다.
야외 무대
1952년에 그라나다에서 개최된 국제 음악 및 무용 페스티벌을 기해 조성되었다. 바로크 풍으로 설계되었다. 초기에는 말굽형으로 지었으나 페스티벌이 잦아지며 음향이나 무대 장치에 대한 요구가 복잡해지자 최근 광장 형으로 개조하고 시설을 확충했다.
붉은 정원
가장 하단의 테라스에 구 과수원과 채마밭의 일부를 재현했다. 본래 이곳 과수원에서 올리브 나무, 오렌지 나무 등이 자라고 있었으나 기독교인들이 넘겨 받은 이후 이슬람 문화권의 수준 높은 관수 기법을 이해하지 못해 다 말라버렸던 것을 20세기에 복원한 것이다. 이후 올리브 나무와 오렌지 나무가 다시 자라고 있으며 해마다 채소를 심어 문양을 만들고 있다.
궁원
수로 정원 Patio de la Acequia
헤네랄리페의 가장 대표적 정원으로 종종 헤네랄리페와 동일한 개념으로 취급된다. 남북으로 마주보고 있는 두 개의 전각 사이에 왕의 은밀한 사적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수로의 양 변에서 곱고 가는 물줄기가 뿜어올라 중앙에서 만나는 분수가 환상적이어서 수없이 모방되고 있다. 수로 양 변에는 회양목 생단을 두른 좁고 긴 화단이 배치되어 있어 계절별로 색상을 달리한다.
왕비의 정원Patio de la Sultana
수로 정원에서 한 층 올라간 테라스에 위치한다. 남쪽 전각과 연결된 2층 갤러리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분수 정원이다. 이름만 왕비의 정원일 뿐 왕비를 위해 지은 정원은 아니며 어느 왕비가 연인을 몰래 만났던 곳이라 해서 그리 불린다고 전해진다.[2]Calleja 2005, p. 101 이 분수정원은 이슬람 시대의 원형이 아니라 르네상스 대, 16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원The High Gardens
상부의 여러 테라스에 걸쳐 조성된 정원으로 이슬람 정원이라기 보다는 이태리 풍의 기하학적 문양 정원이다. 그라나다의 오랜 전통에 따라 낮은 담장을 두르고 상록 관목으로 만든 문양 화단 사이에 다양한 식물을 심어 이태리 초기 식물원을 모방했다. 목련, 머틀, 재스민, 장미 등이 자라는 향기로운 정원이며 문양과 문양 사이에 르네상스 풍의 분수가 여러 개 배치되어 있다. 정원 자체의 매력 외에도 테라스에서 내려다 보이는 알람브라의 전경이 환상적인 곳이다.
물계단The Water Stairway
최상단의 전망탑과 연결되는 계단 좌우의 난간을 수로형으로 조성하여 물이 흐르게 했으며 세 곳의 층계참 중앙에 각각 분수가 배치되어 있다.
유수지와 관수시스템Albercón de las Damas
헤네랄리페에 이용되는 물을 저장하는 곳. 정원의 수많은 분수와 수로 뿐 아니라 화단, 과수원과 경작지에 물을 공급하던 곳이다. 페르시아로부터 유래했던 관수시스템을 이용했다. 물의 원천은 산 아래 골짜기를 흐르는 다로 강이다. 강물을 끌어올려 로열 아콰에둑투스를 따라 산중턱까지 연결시켰으며 여기서 다시 궁전과 정원 하부를 통과하는 지하 수로를 따라 흐르게 했다. 중간중간에 마련된 우물에서 아르키메데스의 나사의 원리를 이용 지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런 방법으로 산 정상에 마련된 유수지에 물을 채웠으며 여기서 다시 과수원과 경작지에 물을 댔다.
포토 갤러리
참고 문헌
- Callija, R. H., Höschen, R.(Trans.), Granada und die Alhambra, Ediciones Miguel Sanchez Verlag 2005
Links
- 알람브라와 헤네랄리페 후원회 La Alhambra y Generalife
- Blog Francisco J. Hernand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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