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 Viola odorata
숲 속에 숨어 조용히 홀로 피는 겸손한 야생화의 대표격인 제비꽃이 실은 의외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예로부터 카리스마를 지닌 강한 남성들이 사랑하는 꽃 중의 하나였다. 그리스의 호메로스로부터 시작하여 플라톤, 루소, 괴테, 나폴레옹에서 처칠까지 제비꽃을 애호했다고 전해진다.
이슬람의 예언자 모하메드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자신의 가르침을 제비꽃의 겸손한 외향과 끈질긴 성격에 비유하며 “제비꽃의 아름다움은 모든 종교 위에 서 있는 이슬람의 아름다움과도 같다.”라는 말을 남겼다. 아랍어로 제비꽃은 <장미의 예언자>란 뜻도 가지고 있다. 이는 이원적인 해석을 가능케 한다. 모하메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변해서 장미가 되었다는 설화에 비유한다면 장미의 예언자는 모하메드 그 자신 혹은 그의 가르침을 뜻하는 거였다. 다른 한 편 시인들이 노래한 장미의 예언자 제비꽃은 사랑이 다가옴을 예감한다는 뜻으로 쓰였다.
지중해 유역에서 캅카수스 산맥까지 고루 자생하는 제비꽃은 물론 상징성만 가지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이 작고 겸손한 꽃이 최상의 달콤한 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정원식물로 사랑받았고 귀중한 약용식물이었으며 샐러드에 섞어 먹는 식용식물이었다. 제비꽃에서 얻은 시럽은 고대로부터 해열제, 숙취 해소제, 소화제 등으로 두루 쓰였다.
참고 문헌
- D. Fairchild Ruggles(2007), Islamic Gardens and Landscapes, Philadelphia: University of Pennsylvania Press
- Marianne Beuchert(2004), Symbolik der Pflanzen. Frankfurt am Main und Leipzig: Insel Verlag
- Thomas Leisten(1994), “Gärten der islamischen Welt”, in: Die Gärten des Islam , edition hansjörg mayer, Stuttgart
- 페넬로페 홉하우스(저), 고정희 외 (역) (2015),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서양 정원사, 도서출판 대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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