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정원 Garten des Poeten
스위스 조경가 에른스트 크라머 Ernst Cramer가 1959년 취리히 정원박람회에 출품한 조형 정원. 기존 정원 개념의 틀을 완전히 깬 급진적 작품. 잔디 피라미드 네 개, 원추형 잔디조형물 한 개, 얕은 사각형 연못으로만 이루어진 조형 정원 또는 건축적 정원을 시도했다.
동시에 빨간 제라늄이 가득 담긴 콘크리트 화분을 옆에 배치하여 “이것이 당신들이 생각하는 정원의 전부가 아닌가”라는 도전적인 질문을 던짐. 조경과 조형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이 작품에 대해 20명의 조경가, 건축가, 예술가 및 도시설계가 들이 모여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훗날, 1990년대의 신예 조경가들이 찾았던 새로운 조경에 대한 해답을 주게 된다.
에른스트 크라머의 후배 디터 키나스트가 이 작품에 크게 동요되어 자신의 작품에 응용하고 많은 에세이를 집필, 키나스트가 1980년대 후반부터 유럽 조경계의 ‘큰 인물’로 부상하면서 그의 글과 작품이 후배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데 그 과정에서 에른트스 크라머의 “시인의 정원”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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