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먼드 바우어 Rosamund’s Bower
영국 12세기의 왕 헨리 2세와 그의 애인 아름다운 로사먼드Fair Rosamund의 전설 속에 나오는 미로를 말한다. 바우어bower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 이 경우는 정원이나 숲 속에 있는 안락하고 그늘진 장소라는 뜻에서 파생되었을 것이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북서쪽으로 십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우드스톡Woodstock이 있다. 우드스톡은 그 이름이 말해주듯 본래 깊은 숲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왕실에 속했던 땅으로 헨리 1세 때 수렵원으로 썼으며 수렵궁도 존재했다. 다음 왕 헨리 2세 (1133-1189) 때에 이 깊은 숲속에서 전설이 하나 만들어진다. 헨리 2세가 아직 16세의 왕자였을 때 우드스톡에 머물다가 거기서 한 기사의 딸, 로사먼드Rosamond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로사먼드는 영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웠던 여인이라 전해진다. 그 이름이 장미 중의 장미라는 뜻이다. 그러나 헨리는 곧 정치적 이유로 프랑스에 가야 했고 프랑스의 엘레오노르 공주와 정략결혼을 한 후 왕이 되었다. 이제 유부남 왕이 된 헨리는 다시 우드스톡으로 돌아 와 로사먼드를 찾았다. 그리고 엘레오노르 왕비에게 들키지 않게 로사먼드를 꽁꽁 숨겨놓았다. 입구가 무려 150개나 되는 복잡한 미로를 만들고 그 중앙에 탑을 세워 그 안에 감춰둔 것이다. 그런데 영리한 엘레오노르 왕비가 기사들을 대동하고 와서 미로를 풀고 로사먼드를 찾아냈다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로사먼드가 수를 놓다가 명주실타래를 창밖으로 떨어뜨렸는데 그것이 굴러서 엘레어노르 왕비의 발 앞에까지 갔다고도 한다.
가엾은 로사먼드에게 왕비는 단검과 독이 든 와인을 내놓으며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 했단다. 로사먼드는 독이 든 술잔을 택해 그걸 마시고 죽었으며 헨리왕은 이후 웃음을 잃었다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진다. 엘레오노르 왕비가 로사먼드를 살해하는 장면은 후세에 만들어 낸 이야기지만 헨리 왕과 로사먼드 사이의 사랑이야기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실제의 로사먼드는 인근의 수도원에서 짧지만 편안한 여생을 보냈다. 왕은 그녀의 장례를 후하게 치러주었고 영원히 꺼지지 않도록 매일 촛불을 켜라며 수도원에 막대한 금액을 내려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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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희, “100장면으로 재구성한 조경사, 장면 46 – 템스강이여 나를 용서치말라, 블래넘 팰러스와 파크”, 환경과 조경 2015/05
- ROSAMOND’S WELL AND LABYRINTH, in THE MIRROR OF LITERATURE, AMUSEMENT, AND INSTRUCTION, August 16, 1828. Gutenberg 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