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카디아 Arcadia

아르카디아 Arcadia는 본래 그리스 펠로폰네스 반도에 실존하는 지명이지만 그 보다는 목가적 이상향의 대명사로 더 널리 알려졌다. 유토피아와 동일한 개념으로도 쓰인다. 정원사 적 관점에서 볼 때 아르카디아는 18세기에 탄생한 풍경 정원의 정신적, 문화적 배경이 되었다. 

그리스 펠로폰네스의 아르카디아. 베르길리우스 목가시의 배경이었다고 하며 이상향의 대명사가 되었다. Photo: Herbert Ortner, License: CC BY 3.0

그리스의 지명


실존하는 아르카디아는 펠로폰네스 반도를 이루는 다섯 현 중의 하나이다. 해발 500m~2300m 사이의 고지와 산지로 이루어진 험한 지형이며 땅이 척박하여 예로부터 목축업으로 살아 왔다.  지세가 험하여 외세의 영향이 적고 고립되어 살아온 까닭에 고유성이 짙은 지역이기도 하다. 아르카디아 인들은 스스로 그리스에서 가장 오래 된 민족이라 여긴다.

고대 전원시


고대, 특히 헬레니즘 시대에 전원시가 문학의 장르로 크게 성행하여 <자유롭고 행복한 목동들이 사는 이상향>에 대한 그리움이 널리 번졌다. 고대 로마의 대표 시인 베르길리우스(기원전 70~19)가 그의 전원시 Ecologae에서  이상향의 무대를 아르카디아로 설정하여 노래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때 아르카디아가 그리스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시인들이 아르카디아를 시칠리아로 옮기기도 했다. 중세에는 기독교의 천국에 밀려 오랫동안 잊혀진다.

르네상스 시대에 고대 문학의 재발견과 함께 아르카디아도 부활한다. 1480년 경 자코포 산나차로Jacopo Sannazaro가 아르카디아라는 제목으로 목가 소설을 발표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바로크를 거쳐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아르카디아 문학 작품과 회화가 탄생한다.

근대의 아르카디아에 대한 꿈


토마스 콜의 아르카디아의 꿈. 1838년 경. Source: Denver Art Museum. Public domain.

근대 초기에는 아르카디아가 사회적 구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곳으로 묘사된다. 신분이 매우 높은 귀족들 사이에서 생겨난 환상으로서 당시 국가들이 정체성을 확립하고 중앙 집권 체제가 서서히 자리 잡는 과정에서 실망한 일부 귀족들이 이상향을 찾기 시작했다. 그 이면에는 정치적 갈등에서 벗어 난 (높은 귀족들의) 개인적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이 이념은 17세기 네덜란드, 18세기 프랑스, 독일 등의 시민 계급으로 이동한다.

아르카디아에 대한 꿈의 핵심은 전원에서의 삶이다. 17세기 회화에서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문학에서는 귀족들이 낙향하여 실제 목동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꿈 꾸었다. 이야기에 살이 붙어 점차 낭만적인 사랑 이야기로 주제가 옮겨가고 때로는 기사들이 주인공이 되어 전투 장면이 나타나는 등 복합적 플롯을 가지게 된다.

니콜라 푸생의 그림  <나는 아르카디아에도 있다Et in Arcadia ego>에서 묘사된 바와 같이 죽음에 대한 생각이 항시 동반했다. 아르카디아의 행복한 삶도 유한하여 결국 죽음을 한 부분으로 여겼다. 여기에 이승의 아르카디아와 종교적 천국 개념의 근본적 차이가 있다. 아르카디아는 점차 귀족이나 상류층의 삶의 프로그램으로 번져간다. 목동의 옷을 입고 초상화를 그리게 하는 것이 유행했으며 목동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연극, 가면 무도회, 무용극 등이 성행했다. 여기서 지배층은 결국 백성의 <목자>라는 이념으로 번졌으며 일부 귀족들 사이에 자신들이 다스리는 영지를 아르카디아로 미화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이를 중앙의 왕권으로부터 이념적으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아르카디아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이러한 일련의 문화적 양상이 정원 예술에서 극치를 이룬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그때까지 풍미했던 바로크 정원은 절대 왕권의 상징, 개인적 자유의 속박, 자연에 채워진 족쇄의 상징이 되어 이를 극복하고자 했으며 자유로운 이상향의 상징으로서 풍경 정원이 탄생하게 된다.

현대의 아르카디아


종교적 천국 개념 또는 추상적, 정치적인 유토피아와는 달리 아르카디아는 실존할 수 있는 이상적 풍경으로 이해되어 접근이 용이하다. 거의 모든 예술 장르에서 주제로 발견했을 뿐 아니라 삶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초 전원 도시 움직임으로 비롯하여 중반부터 아르카디아를 짓고 살려는 커뮤니티 운동이 나타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도시 개발의 목표로 설정되기도 한다.

아르카디아를 주제로 삼는 콘셉트 예술가들은 물론 대중 문화에서도 발견하여  팝 뮤직, 팝 아트, 영화, 게임에서도 다루고 있는 등 아르카디아에 대한 동경은 시대를 초월하여 지속되고 있다.

참고 문헌


  • Brandt, R. (2006): Arkadien in Kunst, Philosophie und Dichtung: Rombach Verlag KG.
  • Brouard, Christophe; Korbacher, Dagmar; Riccòmini, Marco (2014): Arkadien – Paradies auf Papier. Landschaft und Mythos in Italien ; [dieser Katalog erscheint zur Ausstellung Arkadien – Paradies auf Papier. Landschaft und Mythos in Italien, Kupferstichkabinett Staatliche Museen zu Berlin 7. März – 22. Juni 2014]. Petersberg: Imhof.
  • Buttlar, Adrian von (1989): Der Landschaftsgarten. Gartenkunst des Klassizismus und der Romantik. Erw. Neuausg. Köln: DuMont (DuMont-Dokumente).
  • Holzberg, N. (2006): Vergil. Der Dichter und sein Werk: B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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